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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저 물방울들은 / 나희덕 본문
1966년
충청남도 논산
연세대학교대학원 국문학
1989년 중앙문예 '뿌리에게' 등단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창착과비평 자문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위원회 위원
2006년 제21회 소월시문학상 우수상
저 물방울들은 / 나희덕
그가 사라지자
사방에서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수도꼭지를 아무리 힘껏 잠가도
물때 낀 낡은 싱크대 위로
똑, 똑, 똑, 똑, 똑......
쉴 새 없이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들
삶의 누수를 알리는 신호음에
마른 나무뿌리를 대듯 귀를 기울인다
문 두드리는 소리 같기도 하고
발자국 소리 같기도 하고
때로 새가 지저귀는 소리 같기도 한
아, 저 물방울들은
나랑 살아주러 온 모양이다
물방울 속에서 한 아이가 울고
물방울 속에서 수국이 피고
물방울 속에서 빨간 금붕어가 죽고
물방울 속에서 그릇이 깨지고
물방울 속에서 싸락눈이 내리고
물방울 속에서 노랫소리가 들리고
멀리서 물관을 타고 올라와
빈방의 침묵을 적시는 물방울들은
글썽이는 눈망울로 요람 속의 나를 흔들어준다
내 심장도 물방울을 닮아
억류하는 슬픔도 잊은 채 잠이 들곤 한다
똑, 똑, 똑, 똑, 똑......
빈혈의 시간 속으로 흘러드는 낯선 핏방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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