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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하늘우체국 / 김수우 본문
1959년 부산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 졸업
1995년<시와시학>신인상 수상
시집『길의길』『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하늘우체국 / 김수우
시립묘지 납골당 입구 하늘우체국은 열두 달, 가을이다
오늘도 헐렁한 쉐터를 입은 가을이 소인을 찍는 중, 우표
없는 편지들이 시시로 단풍든다 몰래 지나는 바람에도 집
채만한 그림자로 일어서는 말의 잎새더미, 지푸락냄새로
뒤척인다
하늘우체국에서 가장 많은 잎새말은 '사랑해요'이다
'미안해요'도 가랑잎져 걸음마다 밟힌다 '보고 싶어요'
'편히 쉬세요' '또 올께요'도 넘쳐넘쳐 하늘이 자꾸 넓어
진다 산자에게나 망자에게나 전할 안부는 언제나, 같다,
언제나, 물기가 돈다
떠난 후에야 말은 보석이 되는가 살아 생전 마음껏 쓰
지 못한 말, 서로에게 닿지 못한 말, 이제야 물들며 손이
되고 발이 된다 흔들릴 때마다 잎맥 영롱해진다 바람우표
햇살우표를 달고 허공 속으로 떠내려가는 잎새말 하나,
반짝인다, '내 맘 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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