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흑백사진 작가 신철균(3) / 우연한 아름다움 / 시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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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사진 작가 신철균(3) / 우연한 아름다움 / 시안

휘수 Hwisu 2006. 5. 6. 14:27


디지털카메라의 출현으로 테크닉과 무관하게 생각으로 찍을 수 있는 쉬운 길이 열렸다. 수없이 많은 선택을 통해 생각은 테크닉을 얻게 할 것이고 생각은 좀 더 다양하고 넓게 확대될 것이다.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고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한 장의 사진이 수십편의 영화보다 더 가치가 있을 수도 있다. 사진은 가장 짦은 시간의 순간이다. 사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혹은 가질려고 한다면 시간의 함축성이 어떻게 표현되어졌나 보다는 어떻게 보여졌냐는 관찰자의 시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세상은 우연한 것이다. 어떤 순간은 우연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사진은 바로 그 우연의 결과물을 포착하는 의식이고 철학이다.
신철균의 모티브는 일상 속에 비추어진 인물 중심이지만 진정한 관찰자의 시간을 담고 있다. 과장하지 않는 진지함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힘있게 표현하고 있다.  

사진을 왜 찍는가?
그리고 아무나 찍을 수 있는 사진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미치지 못한 그 만큼의 거리가 무엇인지를 신철균의 여러 작품을 통해 조금은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은 1968년에 찍은 것이다.
고만한 나이에 내가 꾼 꿈들이 떠올려진다. 온동네 골목을 지나 세상을 향해 기관차처럼 힘차게 달리고 있는 나의 꿈들이  보인다. 공터로부터 세상에 이르렀지만 아무것도 한 것도 이룬 것도 없이 지금은 그저 초라하지만, 내가 꾸는 꿈이 아직 남아 있음이 느껴진다.
뒤를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세상을 사랑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황인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