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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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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를 갈며 / 함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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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빛을 뽑고 다섯 손가락으로 어둠을 돌려
삼십 촉 전구를 육십 촉으로 갈면
십자가에 못 박혀 있는 예수는 더 밝게 박히고
십자가는 삼십 촉만큼 더 확실히 벽에 못 박힌다
시계는 더 잘 보이나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흐르고
의자는 그대로 선 채 앉아 있으며
침대는 더 분명하게 누워 있다
방안의 그림자는 더 색득해지고
창 밖 어둠은 삼십 촉만큼 뒤로 물러선다
도대체 삼십 촉만큼의 어둠은 어디로 갔는가
내 마음으로 스며 마음이 어두워져
풍경이 밝아져 보이는가
내 마음의 어둠도 삼십 촉 소멸되어 마음이 밝아져
풍경도 밝아져 보이는가
어둠이 빛에 쫓겨 어둠의 진영으로 도망쳤다면
빛이 어둠을 옮겨주는 발이란 말인가
십자가에 못 박혀 벽에 못 박혀 있는 깡마른 예수여
연꽃에 앉아 법당에 앉아 있을 뚱뚱한 부처여
죽음을 돌려 삶을 밝힐 수밖에 없단 말인가
잠시 다섯 손가락으로 빛을 돌려 어둠을 켜고
삼십 촉 전구를 육십 촉으로 갈면
-세계의 문학 2005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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