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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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눈물에 대하여 / 김선태

휘수 Hwisu 2006. 1. 15. 02:00
 



눈물에 대하여 / 김선태 사람 사는 일 아름다울 때 눈물난다 슬프고 원통하고 때론 기뻐서 미처 몸둘 바 없을 때 나 눈물 보았지만 그보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아름다울 때, 가끔씩 사람 사는 일 기막히게 아름다울 때, 나 그냥 눈물난다 삶의 온갖 땟국물 두루 섞여 녹아 있는 눈물이 저 늙은 어미의 주름진 골짝을 맴돌아 떨어질 때 밖에서 서성이던 사랑은 주저없이 큰 삽을 들고 들어와 마음 속 가장 깊은 저수의 물꼬를 무너뜨리고 더러움과 깨끗함의 경계를 지워버린다 사는 일의 가장 낮은 데서 솟구쳐 오르는 눈물은 풀썩이는 먼지의 내 몸을 흐렁흐렁 적신다 그때 모든 것이 일시에 손을 잡는 것이 보이고 가장 아름다운 세상 하나 눈앞에 펼쳐진다 말없는 혁명처럼, 마음의 남북통일처럼 아름다움은 세상의 넘을 수 없는 장벽을 훌쩍 넘어가버리는 힘이다 그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빈손으로 넉넉히 건너가는 일 건너가 그의 방에 그냥 벌렁 누워버리는 일 누워 함께 뒹굴며 오래 사랑해버리는 일이다 아, 사람 사는 일 아름다운 날의 강산이여 그 강산에 아침이슬 눈부시게 뛰노는 일이여

                          
출처 : poet ... 휘수(徽隨)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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