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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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뱉는 아내 / 김평엽

휘수 Hwisu 2007. 8. 14. 09:05

전북 전주 출생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 박사수료

1996년 「미루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있네」
1997년 「시대문학」신인상
2003년 「애지」로 등단

2007년 시집 「노을 속에 집을 짓다」종려나무

 

을 뱉는 아내 / 김평엽

 

봄도 되었으니 우리도 남들처럼
도배 좀 하고 삽시다
설거지하다가 뱉어낸 아내의 말이
우수수 꽃잎으로 떨어진다
겨우내 아내 목에 맺혔던 꽃망울이 터졌나
장판 위로 붉은 이파리들 파르르 떤다
언제부터 아내는 그리 많은 꽃눈 숨겨왔을까
울컥 꽃내음, 돌아보니
벽지마다 뭉툭뭉툭 꽃무늬 막 움트고 있다
커튼에도 천장에도 수많은 꽃, 꽃들
아내 등짝까지 앵초꽃 마구 타오르는데

아내 혼자 어깨 들썩여 그 꽃 다 떨구고 있다                                                   

 

출처, 내영혼의깊은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