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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공간과 혼잡 / 한경수(건축가) 본문
공간과 혼잡 (1)
우리들은 인간적이라는 말이 동물적 본능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뜻이라는 것을 잊을 때가 많다.
오늘 아침에도 우리는 짐짝처럼 전동차에 실려 왔다. 거리에서는 조심조심 길을 걷지 않으면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기가 십상이다.[언젠가 당신도 전원 주택에 살 수 있다] 는 책이 나왔는데 그 제목이 너무나도 공허하게 들린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모두가 도시를 떠나 버렸을 것이다. 외국의 한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건설했다" 그러나 도시는 내재적인 불안과 위험을 안고 있다. 전원생활은 위조지폐 같고 도시에서 살아가는 일은 게릴라전과 엇비슷하다. <편집자/황인철>

메리랜드주의 켐브리치 마을 서쪽으로 약 14마일 떨어진 체스피크만에서 1마일도 안 되는 곳에 제임스 섬이 있다. 이 섬은 면적은 반 평방 마일 약 280에이커 정도의 무인도이다.1916년이었다. 4, 5마리의 일본 사슴을 섬에 풀어놓았다. 사슴들은 섬에서 자유로이 번식하여 마리 수가 날로 증가하여 280마리에서 약 300마리 정도가 되었다. 1에이커에 사슴 한 마리의 밀도, 즉 1에이커에 사슴 한 마리가 살 수 있는 영역이 확보된 것이다. 그런데 1955년에 와서 오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1955년 동물 행동 학자 존 크리스찬(John Christian)은 즉시 연구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5마리의 사슴을 해부하여 부신, 흉선, 비장 갑상선, 생식선, 신장, 간장, 심장, 폐 등의 기관 조직을 상세히 조사했다. 사슴의 체중을 달고 각 기관 조직을 기록하고 연령, 성별, 일반 상태, 피하와 복부와 근육 사이의 지방 축적을 조사했다. 이와 같은 기록을 작성한 2년 동안 아무 변화도 엿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1958년의 첫 3개월이 들어가자 사슴의 반 수 이상이 죽게 되었고, 161 마리의 시체가 회수되었다. 1958년 3월부터 1960년 3월에 걸쳐 한두 마리의 사슴을 생포하여 조직학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2년 동안 190마리의 사슴이 갑자기 죽은 원인은 무엇일까?
사슴의 죽음은 굶어서 죽은 것이 아니었다. 먹이의 공급은 충분했다. 생포된 사슴들의 윤기 있는 털과 잘 발달된 근육. 그리고 근육 사이의 지방 축적 등으로 증명되었다.
1959년에서 1960년 사이에 죽은 사슴의 시체는 1956년과 1957년 사이의 그것과는 외관상으로는 별로 차이가 없었으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집단의 붕괴와 안정화된 후의 사슴은 대량으로 몰사 당하기 전에 죽어 갈 때의 사슴보다는 확실히 몸집이 큰 것으로 판명되었다. 1960년의 수사슴은 1958년의 수사슴보다 평균 34%나 체중이 무거웠고, 1955∼57년의 것과 비교하면 28 %나 무거웠다. 이들 사슴의 부신 중량은 1955∼58년, 즉 최고 밀도와 대량 몰사 기간에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1958년∼1960년에는 부신 중량이 46%로 낮아졌으며 부신 세포의 구조에도 중요한 변화가 인정되었다. 그것은 살아난 사슴에게서도 엿볼 수가 있었고, 큰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징후였던 것이다. 간염도 두 종류로 나눌 수가 있었는데, 이것 역시 부신 활동의 과잉 상태로 인한 스트레스에 의해 저항력이 감소된 결과의 하나라고 생각되었다.
부신의 기능은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해 보면, 부신은 성장, 생식, 그리고 신체의 방어력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신체의 기관이다. 크기와 중량은 일정한 것이 아니고 스트레스의 반응에 따라 변화한다. 동물들에게 스트레스가 자주 오면 부신은 긴급 사태에 대비하려고 지나치게 활동하여 비대해진다. 따라서 부신은 스트레스의 상태를 나타내는 특수한 세포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스트레스의 또 하나의 원인을 든다면, 1958년 2월은 매우 추운 달이었다. 이 추위로 인하여 헤엄을 칠 수가 없어서 그들의 습관인 대륙 행진을 실행할 수가 없었다. 보통 대륙 행진은 일시적인 혼잡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던 것이다. 혹한이 지나간 뒤에 사슴의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인 것이 보였다. 좁은 섬에서 탈출할 수가 없었던 것이 큰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고, 추위와 더불어 최후의 한계를 넘고 만 것이라고 추정할 수가 있다.
혼잡, 스트레스, 자연도태에 관한 1961년 심포지엄에서 크리스찬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망은 확실히 중대한 신진대사 장해로 인한 쇼크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조직학적 인 판단으로는 장기적인 부신피질의 과잉 활동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전염병, 기아, 기타 대량 몰사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아직 증명되지 않고 있다.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사슴의 행동에 대해 의문점이 있다. 바로 공격성이 증가했는지 여부이다. 희생된 사슴의 10분의 9가 수사슴과 새끼 사슴이었다는 점으로 보아 추측이 가능하다.
추가적으로 과밀의 혼잡 상태에 대한 폴 어링톤(Paul Errington)의 사향 뒤쥐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대식가인 밍크에게 잡혀 먹히는 것보다는 더 많은 수가 과밀 상태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의한 저항력 저하로 병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구멍에서 1년에 두 번이나 병사한 것이 발견되었다. 어링톤은 이 연구에서 사향 뒤쥐도 인간과 같이 혼잡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잔인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혼잡의 한도를 넘으면 출산율이 저하된다는 점도 명백히 지적하고 있다.
<계속>
우리들은 인간적이라는 말이 동물적 본능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뜻이라는 것을 잊을 때가 많다.
오늘 아침에도 우리는 짐짝처럼 전동차에 실려 왔다. 거리에서는 조심조심 길을 걷지 않으면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기가 십상이다.[언젠가 당신도 전원 주택에 살 수 있다] 는 책이 나왔는데 그 제목이 너무나도 공허하게 들린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모두가 도시를 떠나 버렸을 것이다. 외국의 한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신은 인간을 만들었고, 인간은 도시를 건설했다" 그러나 도시는 내재적인 불안과 위험을 안고 있다. 전원생활은 위조지폐 같고 도시에서 살아가는 일은 게릴라전과 엇비슷하다. <편집자/황인철>

메리랜드주의 켐브리치 마을 서쪽으로 약 14마일 떨어진 체스피크만에서 1마일도 안 되는 곳에 제임스 섬이 있다. 이 섬은 면적은 반 평방 마일 약 280에이커 정도의 무인도이다.1916년이었다. 4, 5마리의 일본 사슴을 섬에 풀어놓았다. 사슴들은 섬에서 자유로이 번식하여 마리 수가 날로 증가하여 280마리에서 약 300마리 정도가 되었다. 1에이커에 사슴 한 마리의 밀도, 즉 1에이커에 사슴 한 마리가 살 수 있는 영역이 확보된 것이다. 그런데 1955년에 와서 오던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1955년 동물 행동 학자 존 크리스찬(John Christian)은 즉시 연구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5마리의 사슴을 해부하여 부신, 흉선, 비장 갑상선, 생식선, 신장, 간장, 심장, 폐 등의 기관 조직을 상세히 조사했다. 사슴의 체중을 달고 각 기관 조직을 기록하고 연령, 성별, 일반 상태, 피하와 복부와 근육 사이의 지방 축적을 조사했다. 이와 같은 기록을 작성한 2년 동안 아무 변화도 엿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1958년의 첫 3개월이 들어가자 사슴의 반 수 이상이 죽게 되었고, 161 마리의 시체가 회수되었다. 1958년 3월부터 1960년 3월에 걸쳐 한두 마리의 사슴을 생포하여 조직학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2년 동안 190마리의 사슴이 갑자기 죽은 원인은 무엇일까?
사슴의 죽음은 굶어서 죽은 것이 아니었다. 먹이의 공급은 충분했다. 생포된 사슴들의 윤기 있는 털과 잘 발달된 근육. 그리고 근육 사이의 지방 축적 등으로 증명되었다.
1959년에서 1960년 사이에 죽은 사슴의 시체는 1956년과 1957년 사이의 그것과는 외관상으로는 별로 차이가 없었으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집단의 붕괴와 안정화된 후의 사슴은 대량으로 몰사 당하기 전에 죽어 갈 때의 사슴보다는 확실히 몸집이 큰 것으로 판명되었다. 1960년의 수사슴은 1958년의 수사슴보다 평균 34%나 체중이 무거웠고, 1955∼57년의 것과 비교하면 28 %나 무거웠다. 이들 사슴의 부신 중량은 1955∼58년, 즉 최고 밀도와 대량 몰사 기간에는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1958년∼1960년에는 부신 중량이 46%로 낮아졌으며 부신 세포의 구조에도 중요한 변화가 인정되었다. 그것은 살아난 사슴에게서도 엿볼 수가 있었고, 큰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징후였던 것이다. 간염도 두 종류로 나눌 수가 있었는데, 이것 역시 부신 활동의 과잉 상태로 인한 스트레스에 의해 저항력이 감소된 결과의 하나라고 생각되었다.
부신의 기능은 무엇일까 하고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간략하게 설명해 보면, 부신은 성장, 생식, 그리고 신체의 방어력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신체의 기관이다. 크기와 중량은 일정한 것이 아니고 스트레스의 반응에 따라 변화한다. 동물들에게 스트레스가 자주 오면 부신은 긴급 사태에 대비하려고 지나치게 활동하여 비대해진다. 따라서 부신은 스트레스의 상태를 나타내는 특수한 세포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스트레스의 또 하나의 원인을 든다면, 1958년 2월은 매우 추운 달이었다. 이 추위로 인하여 헤엄을 칠 수가 없어서 그들의 습관인 대륙 행진을 실행할 수가 없었다. 보통 대륙 행진은 일시적인 혼잡을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 왔던 것이다. 혹한이 지나간 뒤에 사슴의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인 것이 보였다. 좁은 섬에서 탈출할 수가 없었던 것이 큰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었고, 추위와 더불어 최후의 한계를 넘고 만 것이라고 추정할 수가 있다.
혼잡, 스트레스, 자연도태에 관한 1961년 심포지엄에서 크리스찬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망은 확실히 중대한 신진대사 장해로 인한 쇼크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조직학적 인 판단으로는 장기적인 부신피질의 과잉 활동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전염병, 기아, 기타 대량 몰사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아직 증명되지 않고 있다.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사슴의 행동에 대해 의문점이 있다. 바로 공격성이 증가했는지 여부이다. 희생된 사슴의 10분의 9가 수사슴과 새끼 사슴이었다는 점으로 보아 추측이 가능하다.
추가적으로 과밀의 혼잡 상태에 대한 폴 어링톤(Paul Errington)의 사향 뒤쥐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대식가인 밍크에게 잡혀 먹히는 것보다는 더 많은 수가 과밀 상태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의한 저항력 저하로 병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구멍에서 1년에 두 번이나 병사한 것이 발견되었다. 어링톤은 이 연구에서 사향 뒤쥐도 인간과 같이 혼잡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잔인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혼잡의 한도를 넘으면 출산율이 저하된다는 점도 명백히 지적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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