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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개인의 질량 / 이산 본문
1978년 포항출생
2005년 고대 국문과 졸업
고대 국문과 대학원 재학중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개인의 질량 / 이산
필라멘트가 끊어진 전구를 잡고 있으니 이것이 투명한 공기의 무덤
이란 걸 알겠다 내벽엔 벽화를 채색하던 빛의 입자들 보이지 않고 계단
의 불도 손을 놓았다 그 위를 내 손이 몇 가닥으로 감싸고 있다
전구의 벽화를 가진 이 방은 또 한 무덤이어서 천장에 맺히는 환약 같
은 빗방울을 집어먹고 가벼운 졸음기가 쌓여갈 때쯤
불을 켠 채 잠이 드는 습관으로
나는 매일 밤 뒤척거리며 이 방에 벽화로 기록될 것이다
태양계를 벗어나는 운석의 마지막 눈짓과 제자리에서 말라가는 꽃의
색깔이 손바닥을 내려 방의 관성을 둥글게 다듬고 있었다
무리에서 떨어진 행성 하나가 굴러와 슬프지 않게 방을 밀어주었다
새 전구를 끼우고 나선 궤적을 따라 방을 조여 본다
처음 스위치를 누르는 손끝만으로 진공의 방안에 누군가 불을 피우
다 돌아본다
<열린시학> 2007년 겨울호
출처, 내영혼의깊은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