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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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mi Nam님이 휘수님과 함께 있습니다.

휘수 Hwisu 2019. 2. 10. 19:43


Sunmi Nam님이 휘수님과 함께 있습니다.

2018107·

 

휘수... 그녀의 글은 내 시선을 항상 멈추게 했다.

 

그녀의 글은 어느 날은 따끔거렸고, 미소가 지어졌고, 아름다웠다.

내 마음속 상실감을 들켜 버린 듯 삶을 바라보는 그녀의 예리한 감각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우물 같다고 느껴졌다.

 

그녀가 첫 시집을 출간했다.

 

시집 속에 녹아있는 일상들의 사유..

태생이 열악했던 그녀가 치열하게 고민했던 가치의 흔적들..

상실은 희망을 앞에 두고 걷기에 우린 언제나 나아간다.

 

그녀는 생의 해답을 시를 통해 말하려 한다.

위로는 진심으로 쓰여 진 글쟁이의 한 문장에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 휘수 시인 그녀에게 고맙다.

 

부침개가 익어가는 오후

 

엎드렸다 돌아누우면

애틋한 그림자가 얼굴에 스며든다

 

소금물에 절여지는 배추가 몸을 돌린다

비빔밥이 고추장을 뒤섞으며 본색을 드러낸다

이들이 색이 진해지고 있는 것은

뒤척임 때문이다

마음이 자주 뒤적일 때

가을처럼 깊어지기도 한다

잠자리에 누운 꿈도 뒤척댄다

그래야 어둠이 고르게 뭉치고

아침이 가벼워지듯이

뒤척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김치가 맛있어지고

비빔밥이 감칠맛 나고

그늘 속에서도 웃음꽃이 피어난 것은

뒤집고 뒤섞이고 뒤척인 덕분이다

삶의 위태로운 외다리를 건널 때

오그라들고 굳어지는 모든 것은

뒤척이지 못했던 것들이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부침개가

바닥에 있을 것이라 굳게 믿으며

훌쩍 공중으로 뛰어오르고

 

다시 한번 돌아눕는

그대의 눈이 깊어졌다

 

(구름- 북소리 중 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