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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처음 / 마경덕 본문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향동인
처음 / 마경덕
볏이 보였다
암평아리라고 믿었던 녀석의 머리에서
젖니처럼 볏이 돋았다
발톱이 여물고 정수리에서 맨드라미가 피고
녀석이 목을 다듬기 시작했다
그럴 듯 모가지를 늘리고 소리를 뽑는데,
끄륵끄륵 울음이 끓었다
지독한 음치였다
암, 암, 목청이 트여야 어른이 되는 거여
할머니는 모이를 한 줌 마당에 뿌리셨다
계란이요. 계란
아침 골목을 흔드는 확성기 소리
계란장수 낯이 설다
처음 해보는 장사란다
마수걸이라고 작은 계란 한 개를 내민다
영양 만점 초란(初卵)이요
두 손으로 피 묻은 계란을 받아들었다
손바닥이 두근거렸다
계란판에 담긴 서른 개의 무녀리
해산의 통증이 묻어있다
초산(初産)이다
모두 첫걸음이다
- 미발표
출처, 내영혼의깊은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