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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저 닭을 잡아먹자 / 이원규 본문
저 닭을 잡아먹자 / 이원규
외로워서 안 되겠다
저 닭이라도 잡아먹자
산중의 외딴집 찔레 덤불 억새밭에
정란아 유정란 잘도 낳더니
족제비 사냥개들에게
하나 둘 목울대를 내어주고
앞마당의 검은 이단자 오골계와
꼬끼이 ㅋㄹㄹ
끝끝내 득음 못 한 장닭마저
내장이 드러나고 말았으니
정란아 무정란 외로워서 안 되겠다
하릴없이 박제된 날개 퍼덕이는
청상의 저 닭이 외로워서 안 되겠다
잡아먹자 저 눔의 씨암탉
고갈된 눈물샘 자꾸 쪼아대는
깃털로 위장한 저 비애를 잡아먹자
시집< 강물도 목이 마르다> 2008년 실천문학사
1962년 경북 문경 출생, 계명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1984년 『월간문학』과 1989년 『실천문학』을 통해 시창작 활동을 시작. 시집『빨치산 편지』, 『지푸라기로 다가와 어느덧 섬이 된 그대에게』, 『돌아보면 그가 있다』, 『옛 애인의 집』, 산문집 『벙어리 달빛』 등, 제16회 신동엽창작상과 제2회 평화인권문학상을 수상. 현재, 국토를 순례하며 생명평화운동을 계속하는 한편, 순천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실상사 작은학교의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침
출처, 내영혼의깊은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