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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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날개다 / 문인수

휘수 Hwisu 2007. 1. 17. 07:46

1945년 경북 성주

1985년 <심상>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

1996년 제14회 대구문학상

2000년 제11회 김달진문학상

2003 제3회 노작문학상을 수상

시집 <늪이 늪에 젖듯이>(심상. 1986)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간다>(문학아카데미, 1990) 

 <뿔>(민음사, 1992) , <홰치는 산>(만인사, 1999) , <동강의 높은 새>(세계사, 2000)

<쉬>(2006년 문학동네) <세상 모든 길은 집으로 간다>(2006년 문학의전당) 

 

 이것이 날개다 / 문인수

 

  뇌성마비 중증 지체.언어장애인 라정식(22)이가 죽었다.

  자원봉사자 비장애인 그녀가 병원 영안실로 달려갔다.

  조문객이라곤 휠체어를 타고 온 망자의 남녀친구들뿐이다.

  마침, 같은 처지들끼리 감사의 기도를 끝내고

  점심식사들을 하는데

  떠먹여 주는 사람 없으니 밥알이며 반찬, 국 국물이며 건더기가 온데 흩어지고 쏟아져

  아수라장, 난장판이다.

  그녀는 어금니를 꽉 물었다. 이정은(19)이가 그녀를 보고 한껏 반기며 물었다.

   #@%, 0%·$&*%ㅒ#@!$#*?(선생님, 저 죽을 때도 와 주실거죠?)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보를 터뜨렸다.

  $#·&@\·%,*&#……(정식이 오빤 좋겠다, 죽어서……)


 
입관돼 누운 정식이를 봤다. 그리 오래 심하게 비틀고 구기고 흔들어 이제 비로소 빠져나왔다, 다 왔다, 싶은 모양이다. 얼굴 일그러뜨리며 가까스로 막 펴낸 것,

  안심이다. 이 고요야말로 저 시원하게 잘 닦인 창공이다.

 

  애지 2006년 겨울호

출처, 내영혼의깊은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