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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오래 남는 눈 / 강영은 본문
오래 남는 눈 / 강영은
뒤꼍이 없었다면, 돌담을 뛰어넘는 사춘기가 없었으리라 콩당콩당 뛰는 가슴을 쓸어안은 채 쪼그리고 앉아 우는 어린 내가 없었으리라 맵찬 종아리로 서성이는 그 소리를 붙들어 맬 뒷담이 없었으리라 어린 시누대, 싸락싸락 눈발 듣는 소리를 듣지 못했으리라 눈꽃 피어내는 대나무처럼 소리 없이 눈 뜨는 푸른 밤이 없었으리라 아마도 나는 그늘을 갖지 못했으리라 한 남자의 뒤꼍이 되는 서늘하고 깊은 그늘까지 사랑하지 못했으리라 제 몸의 어둠을 미는 저녁의 뒷모습을 알지 못했으리라 봄이 와도 녹지 않는 첫사랑처럼 오래 남는 눈을 알지 못했으리라 내 마음 속 뒤꼍은 더욱 알지 못했으리라.
시집<비단녹색구렁이> 2008. 종려나무
강영은 시인
1957년 제주 출생
2000년 『미네르바』로 등단.
2004년 『나는 구름에 걸려 넘어진 적 있다』
2008년 시집 『녹색비단구렁이』종려나무
'진단시’동인
출처, 내영혼의깊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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