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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여름 / 유홍준 본문
1962년 경남 산청 출생
1998년 '시와반시'로 등단
2004년 '상가에 모인 구두들' (실천문학)
2006년 '나는, 웃는다' (창비)
여름 / 유홍준
노모가 흘린 밥
한 덩어리, 노모가 흘린 밥풀떼기 한 덩어리에
검은 파리 떼가 꼬여 있다
이제 더 이상, 아무 할 일도 없는
앉은뱅이 노모가
초록색 파리채를 들고 탁 탁
눈알 디룽거리는 파리를 때려잡고 있다
배때기째로 짓뭉개고 있다 여기저기 검버섯이 핀
노모의 얼굴에도 검은 파리 떼가
잔뜩, 아랫배가 볼록한
저 사진 속 아프리카 소년도 마찬가지
파리에겐 그저 한 덩어리 밥
노모가 흘린 한 덩어리
밥과 같다 눈곱 잔뜩 낀 눈가에
파리 떼가 달라붙어도 쫓을 줄을 모른다
제 뺨을 제가 때릴 줄조차 모른다
햇살 따가운 슬레이트 지붕이 무너진다
낡고 가벼운 그림자가 마당 가득 무너진다
늦은 오후다 다 늙은 노모가
걸레 한 쪽을 까뒤집어
눈가를 닦는다 걸레로 입가를 닦는다
문학사상 (2007년 7월호)
출처, 내영혼의깊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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