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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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연(失戀) / 송찬호

휘수 Hwisu 2008. 2. 15. 21:58

1959년 충북 보은에서 출생
경북대 독문과를 졸업

1987년 <우리 시대의 문학> 6호에 <금호강> <변비> 등을 발표하면서 시단에 등장

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10년 동안의 빈 의자><붉은 눈, 동백>

 

실연(失戀) / 송찬호

 

  여자는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다 여자는 말똥을 닦는 소쿠리처럼 자신이 버려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거울을 보지 않고 지낸 얼마 사이 초승달 눈썹 도둑이 다녀간 게 틀림없었다
  거울 속 상심으로 더욱 희고 수척해진 비련의 여인에게 구원의 담쟁이넝쿨이 뻗어가 있었던 것이다
  여자는 나비 콤팩트를 열고 그 중 가장 눈부신 나비 색조를 꺼내 자신의 콧등에 얹어놓았다
  여자의 화장 손놀림이 빨라졌다 이제 여자의 코를 높이는 끝없는 나비의 노력이 시작되었다

 

출처, 내영혼의깊은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