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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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잘 쓰이지 않는 말이지만 술꾼을 지칭하는 말에 모주꾼이라는 게 있었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서울의 골목골목에는 모주집이라는 게 있었고 여기서는 술을 거르고 남은 술지게미에 물을 타서 모주를 만들어 팔곤 했다. 그러므로 모주의
알코올농도는 아주 낮았다. 겨울 새벽이면 입김을 허옇게 뿜어 올리면서 날품팔이 일꾼들이 해장도 하고 아침도 할 겸 모주집에 모여들어 비지찌개에
모주를 한 잔씩 걸치게 마련이었다.
화가인 이승만(李承萬·1903∼1975)의 ‘풍류세시기’에 의하면, 집도 절도 없는 모주팔이
주모는 남의 집 처마밑이나 굴뚝 곁에 자리를 잡는 게 보통이다. 큼직한 돌멩이로 양 귀를 괸 뒤 그 위에 가마솥을 올려 앉혀서 막비지에 시래기와
겉된장을 버무려넣고 물을 부어 간을 맞춘 뒤 모닥불을 지펴 끓여낸다. 그러고 나서 제 서방이나 막벌이꾼 중 목청이 큰 사람으로 하여금 “모주
잡슈” 하고 길거리에서 외치게 하면 지나가던 사람들이며 모주꾼들이 한둘씩 모여들어 그날의 장이 서게 된다. 이때 목청꾼은 손님을 모아온 대가로
주모가 주는 공짜 술과 조개껍데기로 몇 술 퍼먹는 비지찌개로 해장과 요기를 했다.
모주꾼의 사전적인 풀이는 ‘술을 늘 대중없이 많이
마시는 사람’인데 실상 모주는 도수가 너무 낮아서 늘 대중없이 마셔도 원하는 만큼 취하기 힘들었다.
모주는 조선시대 광해군 당시
서궁에 유폐된 인목대비의 어머니 노씨 부인이 제주도에 귀양가서 술지게미를 재탕한 막걸리를 만들어 판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재탕이므로 값이 쌀
수밖에 없고 도수 역시 낮을 수밖에 없었다. 대비의 어머니가 파는 술이라 해서 "대비모주(大妃母酒)"라 했다가 나중에는 그냥 "모주"라고
불렀다고 한다.
연말이면 술을 마시는 모임이 잦게 되고, 한 해가 끝나기 전 세상 술을 다 없애버리려는 기세로 술을 마셔대는
모주꾼들이 양산된다. 어차피 마셔야 될 술이라면 위스키나 소주 같은 독주보다는 모주처럼 약한 술을 마시는 것이 덜 괴롭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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