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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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남 선생님 게시물입니다.)
사내와 구두
-고흐의 구두
허공에서 몸을 떨며 빗금으로 치우치는
균형이 맞지 않아 위태롭게
무슨,생각 많아 저기 허물어진다
사계절이 모두 가을인,
사내와 사내의 구두
수평을 원했으나 뒤퉁수까지 책임지기엔
버거웠나, 한쪽으로 모여있는
밥그릇 다섯의 무게
더러 시커먼 흙이 안주를 권하는
막소주 집 쥔장처럼 찰지게 붙어있고
마음과 달리 거절해야 하는데
사람을 거절하는 것 같아 애틋하여
콩콩, 구두를 구르기도 하는
사내 뒤에도 한때 푸른 배경이 있어
출렁거렸을 파도
계절마다 푸르렀을 나무
맑은술 위에 어른거릴 만도 한데
계산이 끝나면 야무지게 변하는 쥔장은
밥그릇 다섯의 가장임을 일깨우듯
등을 두드리고
묵직해진 몸과 무겁게 닳은 구두가
한 몸이 되어
쓸쓸한 건지 쓸쓸하지 않은 건지
갸웃, 뒤뚱거리며 간다
뼈속까지 물든 가을 속으로
(감상)휘수 시인님으로 부터 보내주신 시집
구름- 북소리 싸인본 시집과
흑백사진들을 받았다
시의 구절들이 담긴 국판 크기의 사진은 액자를 만들어 전시해도 좋을 귀하고 특이한 사진들이며
무척 귀한 장면들이 담겨 있어 잘 소장해야겠다
사내와 구두
의미심장하고 탄탄하게 짜여진 문장이 아주 깊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다섯 식구를 책임져야 하는 무게 때문에 피사탑 혹은 과적한 배가 침몰하는 형국을 시인은 표현한다
고흐의 작품 구두를 보면 그림 하나로 사연을 다 담아 표현 하는 것처럼 그녀 또한 비유속에 감춘 언어들을 담아내는 저력이 매우 놀랍다
사내 혼자의 박봉으로 자식들 가르치랴 먹고 살랴 세금 내랴 이것저것 얼마나 돈 들어갈 곳이 많을까.. 마치 돈 들어갈 자리는 종갓집 제삿날처럼 빨리 돌아올 것이다.
그는 바닥이 시커먼 막소주집에서 종종 안주하며 막소주를 시키면 쥔장은 왜 자꾸 비싼 안주를 권하는지 마음 약한 사내는 구두를 구르며 부담스러워 할 때가 많았으리라.
제기럴..!!
사내의 한 때는 배경이 든든한 상사 덕분에 잘 나갔는데 그가 마시는 술잔에 추억이 어른 거렸고
계산을 하고 나면 술집 주인은 냉정하기만 하다
취한 그에게 등을 두드리며 가기를 제촉하니
지친데다가 술기운에 삐딱하게 닳은 구두는 더 비틀거리게 했을 것이다
쓸쓸하게 보일수 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도 있는 그의 모습.
사철을 신고 다니는 그 놈의 단벌구두는 더 뒤뚱거리게 까지 한다.
뼈속까지 물든 가을인 그 남자..
이미 노년인데 어쪄랴..
황혼같은 가을 속에 뒷모습이 너무
처절하다.
그녀가 이것을 포착하였으니
그녀의 눈길이 참으로 경이롭고 예사롭지 않은 눈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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