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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뒤쪽에 있는 것들이 눈부시다 / 김선우 본문
1970년 강원도 강릉 출생
1996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창작과비평사, 2000)
『도화 아래 잠들다』(창작과비평사, 2003)
2004년 제49회 현대문학상 수상
'시힘' 동인
시집『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문학과지성, 2007)
뒤쪽에 있는 것들이 눈부시다
해변 풀밭까지 내려온 어미말은 동그마니 잘 갈라진
바위틈에 코를 들이민채 한나절을 푸르릉 조을고
아기말은 흰구름에 홀려 있다가도
어미말의 크낙한 엉덩이 사이로 푸릉릉 코를 들이 밀고
봄들꽃 환장하게 피었는데 섬은 자기 심장을 쿵쿵 쳐대며
자맥질 하는 바다의 둥근 어딘가에 자꾸만 코를 들이밀고
나는 말방울을 까맣게 잊은 채 새로 핀 꽃들의 옴팡하니 깊은
엉덩이에 코를 들이밀고 냄새를 킁킁거리다가
눈부셔 혼음에 겹곤 하는 것이다
이 섬이 처음 생겨날 때 어미의 가랑이
뒤쪽에서 뭉개져 흐르는 것들의 냄새
새봄마다 조금씩 풍겨 나오는지 내가 돌보던 말들
대지에 코를 박고 연신 킁킁 거린다
아무렴 뿌리는 저속에 두었으니 꽃은 뒤쪽에 자리한 사원이지
엎드려 읽는 경전이 중심까지 달뜬 채 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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