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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조카가 신혼여행에서 오늘 온답니다... 미즈넷 펌

휘수 Hwisu 2006. 2. 24. 18:34
전 결혼 30년차 되는 주부입니다..
정말 벌써 삼십년이되었군요.
세월 정말 빠르네요..
애들은 아직 결혼 할 생각을 하지 않는데 그래도 다행이 조카녀석이 이쁜 색시감을 데려 와서 어찌나 이쁘던지 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난 슬하에 남매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내 조카녀석이랑 이리 삼남매랍니다..
제 이야기를 좀 해 볼테니 들어 주시겠습니까..
오늘은 그저 기쁜날인데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분명 슬퍼서가 아니고 기뻐서겠지요..
내 조카는 내 결혼하고 일년만에 우리 시아주버님께서 주신 선물이랍니다..
처음 그 선물을 받았을땐..
그다지 달갑지 않았어요..
난 신혼이고 아직 애도 키워보지 못했는데..왜 하필 내게?
시 아주버니께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신 분이었답니다..
미술을 전공하셔서 프랑스 유학중에 내 조카를 만드셨는데
애 엄마랑 헤어지게 되어서 그애를 데리고 귀국 하셨지요..
시어머니께선 중병 중이시라서
시누이는 어머니를 받으시고 난 조카를 키우고 그런 분담을 하게되었지요
시 어머니 돌아가시고 또 졸지에 시 아주버니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되셨다가 10여년투병끝에 20여년 전에 돌아가시고..휴~
물론 내가 맏지 않겠다고 했음 굳이 내가 키우지 않았어도 될터인데..
울 친정 어머니께서 내 조카녀석을 보시면서 그러시더군요..
아가..힘들더라도 키워보거라..
다 덕을 쌓는일이고 남도 키울진데..니 조카 아니니..
조카도 자식이니라..
더 잘하려고도 말고 더도덜도 말고 니 자식처럼만 키우거라..
애도 없는 나보고 하신말씀이 좀 서운 했더랩습니다..
시댁 식구인 시누이도 나보고 키우라고 말 못하는 입장인데..
친정 어머니께서 저러시다니..
그때까지만해도 난 의무적으로 데리고 보살폈죠..
그때 우리 조카가 생후4개월이었어요...
어느날밤인가..밤낮이 바뀌였때문에 업고 졸고 있는데
남편이 그러더군요..
저...미안해..나 평생 당신 맘고생 안시킬테니..정말 염치 없지만
남의집 양자로 주지 말았음 해요..
형은 애에게 관심도 없고..홀트인가에 입양보내자는데..난 도저히...ㅠㅠ
여보..정말 미안해...
난 아주 냉정하게..알았어..
그랬더니요..남편 그 다음날오 우리 호적에 친자로 올렸더군요..
나중에 학교갈때 알았습니다..
둘째랑 터울이 삼년져요..
근데요..그날 이후부터 정말 이뻐요...
젖몸살 비슷한것도 했어요..ㅎㅎ
애도 가져본적 없는내가요..ㅋㅋ
아무튼 그날 이후부터는 내 조카가 아니고 내 아들이었지요..
우린 굳이 숨기고 싶진 않았어요..
지가 철이 들어서 자연히 알게 되면 그때 말해주자구요..
그리고 남도 아니잖아요..
작은 아빠 작은 엄마인데요..그리고 우리 첫애잖아요..
첫정 그거 정말 무섭더라구요..
다행이 잘 자라준 내 조카..내 첫 아기..
몸도 마음도 건실한 대한 남아로 자라준 덕분에 학교 학부모 모임때마다 내 어께를 한껏 펴게 해준 내 장한 내 첫아기...
잠시 망서렸던 작은 엄마를 두고두고 부끄럽게 만든 내 첫아기...
지 동생들..등대처럼 지가 밝아야 잘 따라 온다고 큰형 큰 오빠 노릇 너무나도 잘한 내 첫아기..
아빠가 엄마가 아니고 작은 아빠 작은 엄마..동생이 사촌동생들이라는걸 알았을때..
너무나 감사하다고 너무나 고맙다..울먹이던 내 첫아기...
그런 내 첫아기가 신혼여행에서 돌아 옵니다..
굳이 일년은 우리랑 살겠다고 막무가내로 몰아부치는 내 첫아기..
그러는 남편 말을 묵묵히 따라주는 내 이쁜 새아기...
지 맘이 그리 이뻐서 저리 고운 아내를 맞았지 싶네요..
.친정 어머니께 감사 드려요..
유난히 큰애를 사랑해주신 외할머니께서 식장에서 우시는걸 뵈면서 할머니 왜 우셔요..?
아니다 니가 이 할미는 자랑 스럽다..그래서 주책을 부리는구나...친정어머니께서도 너무나 대견스러우셨는지...거봐라..내가 뭐라던..사람이 최고니라..
곧 외국으로 돌아다니며 살텐데..
우리나라에서 사는동안은 엄마 아버지 신세 좀지자는 내 첫아기가 난말은 싫다고는 했지만 너무나 이뻐서 이 엄마는 울고 있네요..
외무고시에 턱~하니 붙어줘서 또 한번 내 어께에 힘을 넣어주더니..
또 저리 이쁜 새아기랑 결혼도 하고..
둘째는 알아서 장가가라고 하지만 막내보고는 큰 오빠가 골라준 사람하고 결혼 하라고 신신당부하는 내 큰아기..
세살때 경기했을때 지 아빠랑 업고 응급실 가면서 기도했던일....그때 잃어버릴것 같아서..민혁이만 살려주시면 내 몸에서 애기 생기지 않아도 괜찮다고 간절하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도라는것도 해보게 해준 내 조카 자랑이었습니다..
몹시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