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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노파의 지혜 / 네 블, 시간의연금술사 펌

휘수 Hwisu 2006. 3. 4. 00:54
거지 노파의 지혜
 

아는 자는 말이 없고 말하는 자는 알지 못한다." 물론  부처나 예수 같은 스승들이 나가서 진리를 전하는 것은 다른 것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해야 했습니다. 그들은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러한 것을 원치는 않았지만 그것이 그들의 사명이었기에 그렇게 한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항상 논쟁할 기회를 찾아다녔던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다른 것입니다. 그러한 기회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은 오히려 피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을 찾아온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밖에 나가서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논쟁하지는 않았습니다.

틸로빠(밀라레빠의 스승의 스승)는 전 인도를 돌아다니며 경전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고 다녔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이겼습니다. 경전에 대해 너무나  박식해서 아무도 그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틸로빠뿐만 아니라 각 나라마다 이러한 사람들이 있지요. 하루는 그가 집에서 아주 유명하고 귀중한 경전을 읽고 있는데, 추하고 야위고 굶주린 듯한 한 거지 노파가 그 옆을 지나가며 한마디 던졌습니다. "아주 열심히 읽고는 있는데 그 뜻을 알고나 읽어?" (웃음)어? 틸로빠는 너무나 놀랐습니다. 이처럼  늙고 추한 거지가 자기처럼  유식한 석학 앞에서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가 너무도  황당하여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를 모르고 있는데  그 노파가 그의 책에 침을 뱉고는 훌쩍 떠나 버렸습니다.

그는 너무 화가 났습니다. '이 신성한 책에 감히 침을 뱉다니….' 그래서 그는 노파  뒤를 따라갔습니다. 그녀를 뒤쫓아갔을 때 그녀가 몇 마디 중얼거리자 틸로빠의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더 이상 화가 치밀지 않았습니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공부 방법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거지 노파가 왜 인도에서 수천 년간 숭배를 받아 온 그 경전에다 침을 뱉었는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그 책에다 돈을 공양하기도 하고 예배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인도뿐 아니라 몇몇 나라에서는 아직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내가 직접 봐서 잘 알지요. 그들은 책에 절을  하고 돈과 꽃을 공양합니다. 이렇게 하면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지요.  그러나 책은 책이고 여러분은 여러분입니다. 책에 절을 한다고 책에서 뭔가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틸로빠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나약한 한 노파가  한두 마디 중얼거렸을 뿐인데 마치 불에다 물을 끼얹은  듯 자신의 마음이 가라앉은 것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몇날 며칠을 생각해 본 끝에  자신의 직업을 그만두고 더 이상  논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알아보려고 그 거지 노파를 찾아 곳곳을 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산 속에서 홀로 앉아 있는  그녀를 찾아냈습니다. 그는 그녀와 논쟁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의 지식과 언변으로 그녀를 공격해 보려고 했지요.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그녀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그 늙고 추하고 가난하고  야윈 거지 노파가 항상 이겼던 것입니다. (스승님 웃음)
 
마침내 그녀는 그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들, 내가 가지고 있고 이해하고 있는 지혜는 책 안에 없다. 너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너는 나와 논쟁해서 결코 이길 수 없다." 결국 틸로빠는 그녀에게 절을 하고 그녀를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그후 그 노파가 틸로빠를 가르쳤습니다. 그 노파는 "네가 알고자 하는 것은 책에는 없다. 이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다. 너는 위로 올라가서 천국의 존재에게 배워야 한다"고 말했지요.
 
그 방법이 바로 입문입니다. 우리가 내면으로 들어가면 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이러한 천국의 존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말의 의미입니다. 그때  우리는 그들에게 배울 수 있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가르친다 하더라도, 설사 어떤 다른 스승이  여러분을 가르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말로써, 몸으로써 가르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뭔가 더 나은 것을  배우고 싶다면 내면으로 들어가서 보다 높은 의식 차원에서 내면의 스승에게 배워야 합니다. 이 육신의 스승이 아닌 무소부재한 스승에게 배워야 합니다. 이 육신의 스승은 단지 여러분을 높은 의식 수준으로 데려가는 사다리일 따름입니다. 그곳에서 여러분은  더 높은 스승에게 배울 수 있습니다. 같은 스승한테 배우든 다른 스승한테 배우든 더 높은 수준의, 더 나은 의식 수준에서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그후 틸로빠는 모든 것을 버리고 천국의  경지에 올라가서 천국의 존재들을 만나  그들에게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에는 많은 함정과 역경이  있지만 그는 결국 거기에 도달했던 것입니다.
그가 바로 틸로빠였습니다. 그렇게 박식했던 사람도 지혜를 배우기  위해 늙고 추하고 굶주린 거지 노파를 찾아가 절을 해야 했습니다. 진정한 해탈의 길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를 찾아 가 절을 못 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고대에는 대부분의 스승들이 가난했습니다. 예수도  목수였습니다. 평생 부를 누려 본  적이 없었습니다. 부처는 많은 부를 가졌지만 모두 버렸습니다. (스승님 웃음) 그래서 그 또한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는 전국을 다니며 탁발을 했지요. 어쨌든 그 또한 거지였습니다. 대부분의 스승은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뭔가를 가졌다 해도 나쁠 건 없습니다. 시크교의 교주 가운데 십대 교주는 아주 호사스런 생활을 했습니다. 그는 많은 부를 누렸습니다. 백만장자 같았지요. 마치 왕자처럼 많은 보석을 지니고 다녔습니다. 그는 그런 것들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교주들은 전국을 다니면서 탁발을 했습니다. 그래서 스승은 꼭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관세음보살을 보십시오. 치장도 많이 하고 머리도 길고 아름다웠으며 옷도 화려했습니다. 천국에 있는 사람들은 아주 아름답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공덕에 따라  자연스럽게 장신구를 몸에 치장하고 다닙니다. 그러므로 스승은 꼭 가난해야 한다는 말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스승들은 그들 내면의 깨달음으로 인해  단순한 삶을 선택하지만 늘 상황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러니 반드시 어떠해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단순한 삶이나 간단한 옷차림에 집착한다면 그 또한 일종의 집착이니까요. 어떠한 것에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스승은 내적으로는 전혀 집착하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말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상황과 배경에 달려 있습니다. 중생들에게 이로움을  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출처: [칭하이 무상사 語錄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