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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2007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최옥향 본문
2007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호두, 그 기억의 방 / 최옥향
굴곡진 삶
지도위의 협곡같은 몸을
동그랗게 말아 안은 둥근 동굴의 소리를 듣는다
어디하나 싹 틔울 씨눈조차 보이지 않게
으스러져라 껴안고
골마다 바람도 없이 풍장되어 가던
깜깜한 벽속의 간극을 재어 보던 소리
늙은 동굴 같은 안방에선
언제나 할아버지의 깊은 시름을 알리는
염주 굴리던 소리가 났었지
손수 앉힌 마당의 징검돌을 건너면
그 끝에서 빛나던 항아리들처럼
한때는 고소한 젖빛 냄새로 흐르던 방들
다시는 정정한 한 그루 나무로 서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을 앉은뱅이로 홀로 견뎌야 했던
목수였던 당신의 호두빛 깊은 주름
달그락, 달그락
둥근 방문 고리를 흔드는 바람소리와
집 모퉁이에 서서 늙어 버린 지팡이처럼
언제나 마른 삭정이 냄새가 나던 그 기억의 방
툭, 딱딱하게 굳은 손아귀에서 마지막 떨어져 구르다
목침 위에 나란히 놓였던
유난히 반질거리던 그 두 알의 호두
결코 소멸되지 않을 단단한 기억 하나가
지금 흔들리며 걷는 내 호주머니 속에서
자꾸만 환한 밖을 기웃거리고 있다
출처, 내영혼의깊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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