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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토란잎에 빗물 듣다 / 오태환 본문
1960년 서울 출생
고려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동대학원 국문과를 졸업.
1984년 조선일보,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부문 당선
시집 <북한산> <별빛들을 쓰다>
토란잎에 빗물 듣다 / 오태환
다문다문 움트더니 내가 다니는 휘경여고 내가 점심 먹으러 가는 길섶 한데서 그 가위 같은 애순(荀)들이 어린 목덜미 드러내더니 붐비며 솜털 송송 드러내더니 해찰이나 하더니 아뿔싸, 어느새 평(坪)가웃 잎새들을 펼쳐들더니 휘엉청 소란한 綠靑들을 펼쳐들더니
내가 한눈팔며 점심 먹으러 가는 길섶 장맛비 듣더니 떼벼룩처럼 튕기는 것들 새벽녘 노을 비낀 개밥바라기처럼 뭉친 것들 투명하고 성근 빗금만 치는 것들 자개빛깔 같은 것들 너무 잘아 그냥 아롱아롱 비치는 것들 새똥처럼 찌익 갈기는 것들 싸릉싸릉, 탁, 따그르르르 샐쭉해서 따로따로 뒹구는 것들 안 그래도 소란한 綠靑들이 귓불을 발갛게 켜고 헌사를 떨더니
내가 밥 다 먹고 돌아오는 길에도 그 손가락만큼 굵은 잎맥으로 장마철 빗방울들을 고스란히 살리며 조롱조롱 살리며 헌사를 떨더니 나 참, 지네들끼리 새치름하며 물구나무 곤두박질 풍장 떨더니
애지 (2006년 봄호)
출처, 내영혼의깊은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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