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이수정 시모음 / 현대시학 본문
<신인공모 당선작> (제3회) 2001년 4월호 : 이수정,금기웅 이 수 정
비곗 덩어리
두 눈을 비벼도 맑아지지 않았다. 언제나 반투명의 유리가 앞에 있었다. 햇살은 비현실적이었다. 기형으로 투사된 햇살이 망막에 닿고 있었다. 입술을 대어도 기름이 뜨지 않는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식은 땀이 났다. 무엇을 잡아도 미끄러웠다. 청명한 하늘을 보고 싶었다. 고추 잠자리 날개의 무늬를 만지고 싶었다. 댓잎을 헤치는 바람소리를 세밀히 듣고 싶었다. 정신의 끝자락에 비곗덩어리들이 허이옇게 붙어 있었다. 두 눈을 아프게 비벼야 한다. 비대한 나는 부들부들 식은땀이 났다. 관념의 살 저쪽에 허이연 지방이 쌓이고 있었다.
억새
수십 개나 되는 손가락들이
아스피린 먹는 사람
비가 내린다 밤비가
마른 날의 꿈
무릎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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