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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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자 소설 / 천서봉

휘수 Hwisu 2008. 5. 13. 08:58

2005 작가세계 신인상 수상

시,『그리운 습격』,『청동기마상,』,『바람의 목회』

『폭설』,『나무에게 묻다』 5편이 당선

 

액자 소설 / 천서봉

 

   액자 속에서 노을 진다. 잠 못 드는 밤마다 우리는 물처럼 흘렀지만, 우리는 사랑의 정물, 液은 은밀히 밥을 짓고 분주한 슬픔을 나누어 먹다 아이가 태어난다. 아이의 깜박거리는 눈은 새로운 구름 몇 장을 인화하고 나는 아직 하늘이 채 지워지지 않은 유리창을 꺼내며 말한다, 조심하렴.

 

   아이는 언젠가 완성된 액자 속에 우리를 가둘 것이다. 우리는 한때를 누린 아름다운 정물, 사과처럼 화병처럼 붉은 테이블보 위엔 조용히 厄이 쌓이다 저녁은 자주 화분 속 구근처럼 무거워진다. 들어가세요 아버지, 아버지가 평생 사셔야 할 방이에요. 의식의 흐름에 따른 순서대로,

 

   액자 속 노을 진다. 유리창, 금 간 거미줄에 노을 걸린다. 놀 속의 붉은 놀, 액자 속의 액자, 아이 속의 아이, 추억이 중얼거린다. 네모 안의 네모의 네모안의네모의네모안의네모의네모는 구름이 묻어 있는 유리창을 또 갈아 끼우고 이야기는 끝없이 이야기를 낳는다.

 

   나는 수인의 몸이었다.

 

  작가세계 2007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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