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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외수, 송수권씨"글쓰기에도 비결이 있다"

휘수 Hwisu 2006. 4. 1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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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어려움에 대한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입 밖으로 터져나올 듯하면서도 막상 문장으로 표현되지 않을 때의 답답함, 문장의 평이함을 뛰어넘지 못할 때의 좌절감, 그리고 무엇보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창작의 고통….

소설가 이외수와 시인 송수권이 각각 체험에서 우러난 글쓰기와 시쓰기 방법론을 제시한 책을 출간했다. 두 책에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글쓰기의 진리는 ‘혀’나 ‘썰’이 아닌, 진실과 순수한 영혼으로 쓰인 글(시)이 진정한 생명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외수의 ‘공중부양’=저자는 “글쓰기를 포기하지 말라. 비결이 있다”고 단언한다. 30년간 고행하듯 글을 써온 문단의 기인(奇人)이자 소설 1만부도 팔기 어려운 세상에 ‘3만부는 기본’으로 팔린다는 그가 비법을 전해준다니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글쓰기의 공중부양’(동방미디어)에서 이외수는 글쓰기 실전 노하우를 한 편의 수필로 풀어내고 있다. 제목부터 시작해 특유의 농담이 가득한 책은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글 잘 쓰는 법을 알려준다.

첫 번째 ‘단어의 장’에서는 글쓰기의 기본재료인 단어의 중요성을 이해시킨다. 좋은 글을 쓰고자 한다면 단어를 채집하는 일을 생활화해야 한다. 저자는 단어채집 노트를 만들어 자신의 신체, 집 등 가까운 곳부터 관련된 어휘들을 떠올리고 채집하라고 권한다.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이 될 때까지.” 아울러 단어의 속성을 파악해 적확하게 사용하는 능력도 없어서는 안될 자질이다. 이는 마치 요리사가 재료의 특질을 잘 알고 요리를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장의 장’에서는 “인격과 문장은 합일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좋은 문장을 위해서는 글 쓰는 사람 자신의 격조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글쓰기의 필수요건으로 진실·소망·감성·애증을, 경계해야 할 병폐로는 가식·욕심·허영을 꼽았다.

◇송수권의 ‘체험적 시론’=문학사상에서 출간된 ‘송수권의 체험적 시론’은 이외수의 ‘글쓰기론’에 비해 다소 전문독자층을 겨냥한 시 창작 안내서다. 그러나 이론 중심에서 벗어나 저자의 체험을 바탕으로 실제 시 쓰기 과정에서 부딪히는 생생한 문제를 다뤄 주목할 만하다.

책은 현대 시단에 횡행하는, 자본주의적인 일회용 소비성향의 시들을 경계하며 순수에 기반한 창작을 강조한다.

“시란, 시인이란, 아니 시를 쓰려고 작심한 자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탄생시킨 셰익스피어가 아니라, 무릇 고생물학자의 고행을 먼저 배우고 진지한 어법을 먼저 배울 일이다.”

저자는 ‘시를 잘 쓰는 16가지 방법’을 제시하는데, ▲사물을 깊이 보고 해석하는 능력을 기른다 ▲머릿속에 떠오른 추상적 관념을 구체화할 수 있는 이미지가 선행되어야 한다 ▲시의 주제는 겉뜻(문맥)이 아니라 읽고 나서 독자의 머릿속에서 떠오르게 감추라 ▲유형화된 기성품이나 유통언어를 철저히 배격하라. 개성이 살아남는 일-이것이 시의 세계다 등이 그것이다.

1940년 전남 두원에서 태어난 저자는 75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데뷔해 시집 ‘산문에 기대어’ ‘꿈꾸는 섬’ ‘아도’ 등을, 산문집 ‘아내의 맨발’ ‘송수권 시 깊이 읽기’ ‘시인 송수권의 풍류 맛 기행’ 등을 냈다.

〈이상주기자 sjlee@kyugnhyang.com〉

출처 : 장진영과 함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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