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스크랩] 싱싱한 호박꽃을 보며 본문
장마에 수꽃만 하염없이 피워대는
집 옆 공터의 호박꽃을
봅니다.
나비나 벌이 오지 않은 아침 일찍
개미떼들만 분주히 꽃가루와 꿀을
탐닉합니다.
요즘 세상에 누구의 몫이 어디 있겠습니까?
가까이 있다가 먼저 챙기는
게 장땡인 걸로 압니다.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양반들이
옆에 있다고 장관 자리 정도 쉽게 꿰차는
세상인 걸.
♧ 호박은
호박은 박과의 일년생 만초로 열대 아메리카 원산의 재배 식물이다.
잎은 넓은 심장 모양을 하고 어긋맞게 나며 여름에 누런 꽃이 핀다. 남과(南瓜). 호박은 우리나라 국민에 아주 친숙한 채소이다. 호박은 옥수수,
강낭콩, 고추와 함께 멕시코의 고대문화를 지탱해 온 중요작물로 인류가 호박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9,000년 전부터이며 그로부터 오늘날까지
여러 가지 형태로 분화되어 왔다. 특히 콜럼버스에 의해 호박은 종류에 따라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미대륙의 고대인들은 호박의 씨앗, 꽃잎, 과일을 식용하였다. 씨앗이 큰 것은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많고 맛있는 영양식품이었다. 호박의 원산지는 인도,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열대 등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중남미에서 원주민의 유적에서 여러 가지 발견이 되어 이제는 신대륙 기원으로 단정하게 되었다. 호박의 식물은 중앙, 남아메리카에 현재 30여종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크게 나누어 1년생과 다년생으로 나눌 수 있으며 식용으로 이용한는 호박은 1년생의 3종이 있다. 호박의 품종군에는 모샤타, 페포, 믹스타형의 3종류로 크게 나누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대로 동양계 홉박만 재배해 오다가 한국전쟁이 발생하고 난 다음 미군이 들어오면서 페포계인 쥬키니 호박이 재배되기 시작하면서 시설 재배로 호박도 연중 재배가 되어 우리의 식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게 되었다. 이들 동양계 호박 중에서 재배가 다양해지므로 다시 세분화시켜 애호박계통, 풋호박 계통과 완숙과 호박을 쓰는 늙은 호박계로 나누어 재배가 되는데 근래에 성양계 호박인 단호박계가 수출이 되면서 국내에서도 그 수요가 급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재래종 호박에서 먹는 방법이 다양하게 개발이 되었다. 즉 수꽃, 어린 덩굴, 잎을 채소로서 익혀 먹고, 과일은 미숙과는 미숙과형으로 각종 요리로 발전시켰다. 완숙과는 죽을 끓이고, 말려서 겨울에 각종요리에 쓰기도 했다. 늙은 호박과 단호박은 전분이 풍부하고, 소화흡수가 잘되는 당질과 비타민A의 함량이 높다. 그 중에서는 늙은 호박보다 단호박이 월등히 높다. 호박에 많이 들어있는 카로틴은 체내에 들어가면 비타민A의 효력을 나타낸다.
산후에 부기가 있는 환자에게 가장 좋은 것으로 늙은 호박이 권장된 이유는 카로틴 때문인 것 같다. 호박의 씨앗은 단백질과 지방이 많은데 이중에 지방은 불포화지방으로 되어있으며 머리를 좋게 하는 레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다. 또 호박씨는 혈압을 낮게 해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촌충 구제와 천식 치료에도 쓰여져 왔다. 이외에 호박씨는 기침이 심할 때 구워서 설탕이나 꿀과 섞어서 먹으면 효과가 있고, 산모에 젖이 부족하면 구워서 먹으면 젖이 많이 나오는 효과가 있다. ('호박 - 원예마을'에서)
♧ 호박꽃 - 고은
그 동안 시인 33년 동안
나는 아름다움을 규정해왔다
그때마다 나는 서슴지 않고
이것은 아름다움이다
이것은 아름다움의 반역이다라고 규정해왔다
몇 개의 미학에 열중했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바로 그 미학 속에 있지 않았다
불을 끄지 않은 채
나는 잠들었다
아 내 지난날에 대한 공포여
나는 오늘부터
결코 아름다움을
규정하지 않을 것이다
규정하다니
규정하다니
아름다움을 어떻게 규정한단 말인가
긴 장마 때문에
호박넝쿨에
호박꽃이 피지 않았다
장마 뒤
나무나 늦게 호박꽃이 피어
그 안에 벌이 들어가 떨고 있고
그 밖에서 내가 떨고
있었다
아 삶으로 가득찬 호박꽃이여 아름다움이여
♧ 호박덩이 - 김여정
어머니의 눈물이 방울방울 호박잎에 맺혀 있는 돌담길에 열세 살
어머니의 흰 고무신 한 짝이 조각배로 떠 흐르고 있었드란다. 어머니는 열세 살에 어머니의 어머니를 여의고 어린 세 오랍동생들의 어머니가 되어
호박넝쿨에 주렁주렁 슬픔을 키우며 살았드란다. 호박넝쿨에 호박이 주렁주렁 영글 무렵 열일곱 처녀 어머니는 물 설고 낯설은 아버지의 바다로 시집을
왔드란다. 밤낮으로 어린 새 오랍동생을 못 잊어 어린 명도무당의 휘파람 소리를 따라 어느 달 밝은 밤 몰래 보따리를 쌌드란다. 하지만 어린
새색시가 십 리도 못 가서 아버지의 썰물에 쓸려 다시 아버지의 바다 가운데로 되돌아오고 말았드란다. 그 후로 어머니는 울타리 밑에 호박씨를
묻으며 피눈물 한 됫박씨도 같이 묻었드란다. 해마다 어머니가 심은 호박넝쿨에는 붉은 호박덩이가 사월초파일날 연등처럼 매달리고 호박잎 잎새마다
눈물이 맺혀 별처럼 반짝반짝 빛났드란다. 어머니의 세 오랍동생들은 어머니의 눈물이 별이 되어 빛나는 하늘을 미루나무 가지 사이로 바라보며
미루나무처럼 잘도 자라주었드란다. 어머니의 눈물의 전설을 따라 걷는 돌담길에 열세 살 어머니의 흰 고무신 한 짝이 하늘에 반달로 떠
있었다.
♧ 호박넝쿨을 보며 - 이은봉
두엄 구뎅이 뚫고 호박넝쿨 몇 순 담벼락 타고 오른다 가쁜 줄타기
한다 오뉴월
마른 가뭄 뚫고 따가운 햇볕 뚫고
소낙비에 흠씬 몸 적시며 마침내 담벼락 꼭대기에 올라 가부좌를
틀고 내려다 보는
호박넝쿨들 장하구나 노랗게 피워 올리는 호박꽃들 뽀얗게 드러내놓는 젖통들 굉장
하구나
젖은 몸 털며 발 아래 시원히 굽어보면 호박넝쿨들 시원하구나
와락, 현기증 밀려
오기도 하는구나
하지만 여기 담벼락 아래 두엄더미 아래 땅으로만 손 뻗으며 납작
몸 젖히는 놈들도
있구나 아프게 몸 비트는 놈들도 있구나
놈들이 피워 올리는 꽃들 참하게 꺼내어놓는 젖통들, 이라고 어찌
아름답지 않으랴
환하게 빛나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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