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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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탁소에 가면 / 김상현

휘수 Hwisu 2006. 1. 16. 22:50
 

세탁소에 가면 / 김상현 세탁소에 가면 피곤에 지쳐 돌아온 옷들이 걸려 있다 가슴과 가슴끼리 마주보며 등과 등을 맞대며 가슴과 등을 부비적거리며 만원버스에서처럼 묵묵히 서로 몸을 부대끼며 걸려 있다 옷들이 목을 매고 있는 동안 우리들은 육신을 벗어던진 영혼마냥 자유를 찾아 한없이 방황을 한다 자유는 곧장 피곤해지고 세탁소에는 피곤을 맡기러 간다 가슴과 가슴을 등과 등을 가슴과 등을 맞대며 살다 지쳐버린 삶의 구김살을 펴 보려고 간다 목을 매고도 죽지 못하는 그 끈질김을 배우려고 세탁소로 간다.

 
출처 : 블로그 > 거울 | 글쓴이 : 거울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