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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스크랩] 또 다른 생각 / 이수익 본문
또 다른 생각 /
이수익
뭉개지는 것도 방법이다.
세상을 사는
데에는
내가 각을 지움으로써 너를 편안하게
해줄 수도 있다, 선창에서
기름때 묻은 배끼리 서로
부딪치듯이
부딪쳐서 조금 상하고 조금 얼룩도 생기듯이
그렇게, 내 침이 묻은 술잔을 네가 받아 마시듯이
네
숟가락 휘젓던 된장국물을 내가 마시듯이
그렇게, 서로 친밀해지는 것이다.
자, 자, 잔소리 그만하고 어서 술이나
마셔!
취한 기분에 붙들려 소리를 버럭 내지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시간도
참으로 소중하고
그래서는 안 되는 관계도 소중하다.
시퍼렇게 가슴에 날을 세우고
찌를 듯이 정신에 각을
일으켜
스스로 타인 절대출입금지 구역을 만들어 내는 일,
그리하여 이 세상을 배신하고 모반하는 일은
네게는
매우 소중한 덕목이다.
안락한 일상의 유혹을 경계하고 저주하라, 그대
불행한
시인이여.
-현대시 2006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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