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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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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적인 그녀
이용한
사막과 구름의 골짜기에서 그녀는 전철을 탄다
가끔 그녀의 눈물 속에는
난데없이 솟아오른
자작나무와 너도바람꽃
느닷없이 눈꽃이 피고 비가 내린다
여의도공원에 두고 온 녹슨 자전거와
그녀가 사랑한 시립도서관,
늘
낙엽빛 장정에 덮여 있는 검은 나날들
"구름을 만나거든 구름을 노래해요"
늙은 불란서 여우의 노래를 어설프게 따라
부르며,
한동안 그녀는 우울할 것이다
던져진 것과
던져졌다고 느끼는 것의 차이,
그 차이만큼 그녀는 눈을 감는다
"난
아직 어린 자작나무에 불과해요"
철 지난 꽃우물역에서 세번째 전철을 보내고
반납 기간이 훨씬 지난 <영혼의
자서전>,
그녀는 그 흔치 않은,
지나간 인생을 읽고 있다
"말할 수 없는 인생에 대해 말할 필욘 없겠죠"
아픈
손가락으로 추억을 누를 때마다
지독한 안개가 그녀의 페이지를 뒤덮는다
"생존과 실존은 엄연히 달라요"
'엄연히'와 '당연히'의
차이처럼,
언젠가 그녀의 식탁에서 보았던 술병과 약병의 차이
어느 순간 바람이 불다가
비가 오는 것처럼
관념적인 그녀는
다시 씌어지고 있었다.
-- <실천문학> 2004년
봄호에서
출처 : 구름과연어혹은우기의여인숙
글쓴이 : dall-le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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