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스크랩] 가지에 걸린 보름달 - 탱자 본문
어제는
하루종일 어두컴컴한 하늘에 눈이라도 올 것 같았는데
기온이 높은 까닭에 빗방울만 두어 방울 떨어지다 말았습니다.
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내렸는데 오늘밤이 지나면
혹 차가운 바람이 불는지 모르겠지만
겨울 맛은 느끼지 못하겠죠.
겨울이 따뜻하면 없는 서민들은 난방비가 적게 들어 좋겠습니다.
방금(아침 6시반) 공항에 다녀왔는데, 스산한 바람이 불고 비가 조금씩 오는군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되길 빕니다.
♣ 탱자나무 울타리에 찾아온 그리움 - 산월 최길준
가시나무 울타리에
노란 탱자가 달려있다
어미 새만 들락거리는 자유
아픈 사랑이 상처에 줄로 꿰매져
고통 속에 신열을 앓는다
달아나던 바람이
유년의 옷을 벗고 벌거숭이 되어
과수원 탱자나무에 걸렸다
부끄럽지 않게
가을은 저만치서 예쁜 옷을 갈아입는다
하얗게만 피던 탱자꽃
가시 속에 감춰진 사랑
저리도 곱게 열매로 맺었다
산등성 노을이 저 색이었을까
한가위 보름달보다 더 아름다워라
탱자나무 숲에
찾아온 그리움
아픔 속에 잉태하는 사랑
살점이 가시에 찔려 선홍빛으로 물들어가도
그 사랑 속에 영원히 잠들고 싶다.
♣ 탱자 - 복효근
가시로 몸을 두른 채
귤이나 오렌지를 꿈꾼 적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밖을 향해 겨눈 칼만큼이나
늘 칼끝은 또 스스로를 향해있어서
제 가시에 찔리고 할퀸 상처투성이다
탱자를 익혀온 것은
자해 아니면 고행의 시간이어서
썩어문드러질 살보다는
사리 같은 씨알뿐
탱자는,
그 향기는 제 상처로 말 걸어온다
♣ 썩은 탱자 - 유일하
화끈
달아올라
영글던 짝사랑
선홍빛 잎 날려도
서러움 버티고
가시방석 눌러앉아
너 오기만 기다렸는데
가시에 찔려
시름시름 앓다가
가을빛에 타버린 내 마음
오직 너 하나만을 위해
말라 비틀어져도
난 약재로 남아
너의 속을 달래주리.
♬ Autumn Leaves - Roger Williams
'OUT > 읽고싶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곤 실레(egon schfele) 1890~1918 (0) | 2006.11.29 |
---|---|
서울역, 노숙자 / 마경덕 (0) | 2006.11.29 |
[스크랩] 한라산 특산 섬매발톱나무 (0) | 2006.11.21 |
오기로 버틴 그때 그 시절 / 최영미 (0) | 2006.10.23 |
우담바라? 풀잠자리알? (0) | 2006.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