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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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등뼈 / 정끝별

휘수 Hwisu 2008. 12. 28. 12:43

1964년 전남 나주 출생
198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세계사, 1996)
   <흰 책>(민음사, 2000)
   <삼천갑자 복사빛>(민음사, 2005)
현재 명지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


세상의 등뼈 /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께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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