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수 Hwisu, 구름 북소리
베트남 / 신미식 여행기(2) - 호이안 본문
베트남 / 신미식 여행기(2) - 호이안
다낭 -호이안
새벽 6시. 창가의 커튼을 열어 젖히니 이른 시간인데도 출근하는 사람들 이 많 다. 부시시한 눈을 비비며 숙소근처의 재래시장을 구경하러 갔다. 시 골에서 올 라온 농산물들을 풀어헤치는 사람들의 손놀림과 물건을 날르느라 정신없이 뛰 어다니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우리의 농수산물 시장을 연상시킨 다. 부지런한 베 트남 사람들의 모습에서 삶의 생기를 느끼는 아침이다.
어제 보았던 시클로를 꼭 타고 싶어 지나가는 시클로를 잡아타니 여행 느 낌이 새로워진다. 시내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시클로 기사의 친절이 참으로 고맙다. 1시간을 돌았을 뿐인데도 많은 것을 볼 수 있게 해준 그에게 감사 의 뜻으로 2달러를 건넸다. 예상 밖의 돈을 받아든 시클로 기사는 연신 고 개를 조아리며 ‘땡큐’를 연발한다.
다낭은 중부 베트남의 주요 거점도시. 우선 다낭에서 30㎞떨어진 곳에 있 는 호이안을 가보기로 했다. 호텔 프런트에서 교통편을 물어보니 시간이 맞 지 않아 곤란했다. 8달러면 오토바이를 빌릴 수 있다는 말에 오토바이를 빌 리기로 했다. 잠시 후 오토바이가 도착돼 있다는 연락을 받고 내려가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모양이다. 자세히 보니 국산 오토바이였다.
기분 좋게 시동을 걸고 길을 나섰는데 도저히 위치감각을 찾을 수가 없어 몇 번을 손짓 발짓으로 물어가야 했다. 낯선 동양 여행객이 오토바이를 타 고 가는 것이 신기했는지 지날 때마다 사람들의 표정이 재미있다는 듯 쳐다 본다. 그 중 에 소를 몰고 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정겨워 인사를 건넸더니 반색을 하며 반긴다.
‘남주띤’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을 기억하는 할아버지의 눈빛에서 20여년 전의 한국군을 회상하는 듯한 여운이…
다낭에서 호이안으로 가는 길은 한국군 비둘기 부대에서 만들어 ‘따이한 도로’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40분만에 도착한 호이안은 전형적인 시골 모습과 유럽문명과 일본문화가 수혈된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허름한 건물들은 각 문명과의 복합체가 된 국가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골목마다 색 바랜 전통이 묻어나는 곳 호이안은 작은 설레임으로 손님을 맞 이하고 말없이 떠나 보내는 조용한 곳이란 생각이 드는 곳이다.
다낭으로 돌아오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해변에서 저녁바람을 쐬 는데 길가 포장마차에 어릴적 즐겨먹던 소라를 팔고 있다. 한 접시 주문 해 먹어 보니 맛이 아주 좋았다. 연거푸 2접시를 시켜 먹는 내 모습이 신기 했는지 주위 사람들이 모두 나를 향해 미소를 보낸다. 옆 테이블에서 소라 먹는 꼬마의 모습 이 너무 귀여워 카메라를 들이 대니 쑥스러운 듯 연신 고 개를 돌려댄다.
가벼운 만남과 소리 없는 이야기들을 나눈 채 다낭과 호이 안에서의 하루는 조용히 바 닷바람을 들이마시며 마무리되고 있었다.
출처, 해외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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