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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hee Song님이 휘수님과 함께 있습니다.
휘수 Hwisu
2019. 2. 10. 19:45
Eunhee Song님이 휘수님과 함께 있습니다.
2018년 10월 8일 ·
「우아에게」
-휘수-
세상이 밥그릇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힘없는 밑줄을 그을 때도 너를 닮고 싶었다
일용할 식기의 달그락거리는 얕은 깊이
부끄럽지 않은 척 가리면서도 너를 흠모했다
향기로운 문장이 다른 펜촉으로 스며들 때도
끝내 너를 지워버리지 못했다
아무리 더뎌도 너를 포기하지 않으면
맑은 진실이 내 안의 우주에서 흥얼거리듯
그릇 스스로 비워지고 깊어져
나눌 만한 노래 담을 줄 알았다
어떤 아침을 즐겁게 일구고
맑은 밤을 뿌듯하게 씻어낼 줄 알았다
덤으로 괜찮은 녀석 하나
내 쪽으로 풍덩 빠질 것으로 알았다
기억하니 이 모든 것을, 우아
-휘수 시집, 「구름-북소리」중에서-
(자신을 엄마가 그리운 엄마, 아비가 그리워 마음이 흔들리는 엄마라고 말하는 시인에게서 나는 내 모습을 본다. 그래서, 글이 아니었다면 시가 아니었다면 안으로 어긋나서 벌써 펑하고 터져버렸을 우리의 지난날을 아파한다. 또한, 그 아픔은 현재진행형이어서 홀로인 시간이면 도시의 오래되고 낡은 골목길을 기웃거리다 손님이 없는 한적한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 쓰디쓴 커피향으로 시를 쓰며 위로받는 그 마음을. 그러니, 구름이 두드리는 저 북소리는 그 서막에 불과할 터, 지나간 아픔 대신 앞으로 그녀의 삶에는 분명 '우아'라는 멋진 화관이 씌워지리라. 밥그릇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세상속에 시라는 아름다운 언어의 빛을 뿌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