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읽고싶은글
[스크랩] 환생 / 윤제림
휘수 Hwisu
2006. 1. 8. 13:14
환생 / 윤제림 진작에 자목련쯤으로 오시거나 더 기다렸다가 수국이나 백일홍이 되어 오셨으면 금세 당신을 가려냈으련만. 하필 풀꽃으로 오셨어요, 그래. 새벽같이 만나리라 잠도 못 이루고요, 눈뜨자 풀숲으로 내달았는데요. 그렇게 이른 시간에 우리말고 누다 더 있으랴 싶었는데요. 목을 빼고 손짓하시겠거니, 슬렁슬렁 풀섶을 헤짚는데요, 아 이런...... 온 산의 풀이란 풀들이 죄다 고개를 쳐들고 사람 찾는 낯이 되지 뭐여요. 이를테면 금낭화, 맥문동, 애기똥풀. 요다음엔 이름이나 일러주세요. 알고 간대도 이름과 얼굴이 따로 놀아서 오늘처럼 허탕만 치고 오겠지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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