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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햇볕에 드러나면 슬픈 것들

휘수 Hwisu 2005. 12. 28. 17:02

 
햇볕에 드러나면 짜안해지는 것들이 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 쌀밥에
햇살이 닿으면 왠지 슬퍼진다
실내에 있어야 할 것들이 나와서 그렇다
트럭 실려 가는 이삿짐을 보면
그 가족사가 다 보여 민망하다
그 이삿짐에 경대라고 실려 있고
거기에 맑은 하늘이라도 비칠라치면
세상이 죄다 언짢아 뵌다 다 상스러워 보인다
20대 초반 어느 해 2월의 일기를 햇빛 속에서 읽어보라
나는 누구에게 속은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진다
나는 평생을 2월 아니면
11월에만 살았던 것 같아지는 것이..
 
Antonio Carlos Jobim - Insensatez
 

이문재 - 햇볕에 드러나면 슬픈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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