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읽고싶은글
[스크랩] 궁시렁거리다.
휘수 Hwisu
2006. 1. 21. 00:10
뿌연 하늘에, 노을도 생략되는 저물녁이다. 창 넘어로 보이는 산등성이에는 잿빛 숲이 듬성듬성 구멍이 뚫려 있다. 산마루에 겨울 스잔한 바람이 멈춰 선 채 분주하게 걷는 산책자를 모른척한다. 겨울 산은 솜털을 드러내며 산의 진면목을 내보인다. 나목과 나목 사이로 드나들던 세월은 무심히 흘러가고 허연 입김을 내쉬며 손을 치켜들어 하늘을 쓸던 숲의 머리채는 검어지고 있다. 어두어지는 풍경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나목이, 숲이, 산이 어둠으로 한 몸이 될 것이다. 밤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란 인식이라는 의식작용의 일종이 아닐까. 본래 사랑이라는 개념의 실체는 존재치 않고 그것을 통해 뭔가 다른 것을 보게되는 촉매 역활의 매개체가 아닐까? 아니면 우리가 추구하는 그 무엇에 대한 가치 잣대는 아닐까? 사랑은 행복으로 가는 길목이라면, 행복하기 위하여 사랑하는 것이라면 그게 아니라고 고개를 저을 것인가. 방법인 것을 목적으로 알았다는 오류라면 웃기만 할 것인가. 더 더듬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