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詩관련

상투적 표현과 관습적 인식 / 오규원의 현대시작법 중 (펌)

휘수 Hwisu 2006. 3. 27. 00:09
상투적 표현과 관습적 인식

 

 

하이얀 구름이 둥실둥실

빌딩 숲 사이로 저멀리서 오락가락

쏟아지는 불볕은 대지를 뜨겁게 뜨겁게

남영동의 좁은 공간 창밖을 보니

봉고 포니 그랜져 벤츠 프라이드  르망.....

줄을 잇는다 이글거리는 시멘트 위를

 

파아란 하늘이 가없이 퍼져

검푸른 바다처럼 마음을 시원하게

넓고 넓은 저곳에 누가 살고 있을까

그곳은 피안으로나마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

 

파도는 밀려와서 바위에 부딪치고 부서져

물거품만 남기고 어이 사라져가는가

인생도 파도처럼 돌고 돌아 부딪치고 부서져

어디로 사라져가는 건가                                -[도시의 여름]

 

 

무엇이 틀리는지 잘 비교해보시길

 

 

숨은 모녀


이경림



대여섯살 된 계집아이 하나와
그녀의 어머니가 손잡고 갑니다

어머니를 속에 감춘 계집아이 하나와
계집아이를 속에 감춘 어머니 하나가
손잡고 갑니다

엄마 저게 뭐야
풀이란다

꽃을 속에 감춘 풀들에
바람을 속에 감춘 햇빛이 붙들려 있습니다

한귀퉁이, 비를 감춘 구름이 슬쩍
떠 있습니다

날카로운 빗금을 그으며 번개가
하늘 한귀퉁이를 찢습니다
산더미 같은 바윗장을 팽개치며 천둥이 옵니다

서른 대여섯살 딸의 손을 잡고
다섯살 어머니가 뜁니다

빨리 와 이것아, 곧 비가 쏟아질 거야
다섯살 어머니의 머리에 리본이 나폴
뛰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