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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개념과 역사 / 움베르트 에코

휘수 Hwisu 2007. 5. 31. 10:29

기호 개념과 역사 / 움베르트 에코

 

퍼스에 따르면 정신의 생명은 거대한 기호학적 연쇄 작용이다.

그것은 (현상들을 암시하기 때문에 그것을 의미하는 기초적인 추측인)최초의 논리적 해석소에서

출발하여 최종의 논리적 해석소까지를 포함한다.

 

최종의 논리적 해석소들은 기호 현상이 지향하는 습관이자 행위에 대한 준비이며

사물에 대한 영향력이다.

 

퍼스의 이런 견해는 앞서 우리가 언급한 내용, 요컨대 기호현상의 생명은 기호가

결국에는 소멸되고 마는 지시행위를 지향한다는 내용과 다소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퍼스에게는 또 다른 것이 있다.

한마디로 지적 활동이 인간에게 실행의 습관을 형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습관이 최종의 해석소를 가리킨다.

 

왜냐하면 이 단계에서 기호 현상은 소멸되기 때문이다>( 특정한 조건하에서 해석소는,

특정한 목적이 요구될 때마다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습관을 만들어 낸다.

 

논리적이고 실질적이며 살아있는 결말은 바로 이런 습관이다. 그

리고 언어적 표명은 이런 습관을 표현할 뿐이다.

나는 개념과 명제와 논증이 논리적 해소소가 될 수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나는 그것들이 최종의 해석소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가정할 따름이다.

왜냐하면 그것들 자체가 새로운 논리적 해석소를 갖는 기호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습관만이 -특정한 관점에서는 습관도 기호가 될 수 있지만-그 자체가 기호의 논리적 해석소이기 때문에 기호가 아니다...,

습관은 진짜 최종의 논리적 해석소의 살아 있는 정의이다.

 

따라서 단어로 전달할 수 있는 개념에 대한 가장 완벽한 계산은 그런 개념이 만들어지는 습관을

기술하는 데 있다. 즉 기호의 해석소는 행위나 행동일 수도 있다.

 

모리스의 행동주의가 해석소의 통일된 개념을 통해 모든 화용론을 의미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제외햐면 퍼스의 이런 입장은 이런 행동주의를 명백하게 예견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호에서 기호롤 그리고 매개체에서 매개체로 건너뛰는 무한한 탈주에서 기호 현상은 그것이

습관속에서 소멸될 때 비로소 멈춘다. 이때부터 삶과 행위가 시작된다.

 

그러나 인간은 현실세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새로운 기호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

리고 정의의 기호들을 사용하지 않고는 최종의 습관을 어떻게 기술하겠는가?

기호 현상이 행위 속에 소멸되는 듯한 순간에 우리는 기호 현상 한복판에 다시 서게 된다.

인간은 분명 언어이다.

 

<인간은 단어나 인간 외부에 있는 다른 상징을 통해서만 사고를 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징들은 인간에게 오히려 <당신, 인간은 우리가 가리킨 것말고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고, 인간은 한 단어를 사고의 해석소로 사용할 때만 무언가를 의미할 수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기호와 단어는 인간 자체이다.

인생이 사고의 연속이라는 사실은 인간이 곧 기호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단어 homo와 man이 동일하듯 이 인간과 인간 외부에 있는 기호는 결국 같다는 말이다.

이렇게 인간은 곧 사고이기 때문에 나의 언어는 <<나>>라는 존재의 총체이다.

 

퍼스 철학의 모든 웅장함은 이같은 최종적 울림을 뒷받침한다.

물론, 오늘날까지도 기호학을 지배하는 개념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

우리는 이러한 울림을 보다 절제된 용어로 표현하고 그것을 만들어 낸 형이상학적 세계에서

분리시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곧 사고이다. 왜냐하면 문화는 다름 아닌 기호 체계의 체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말을 한다고 생각할 때조차도 진짜 인간을 말하는 것은 인간이 사용하는 기호의 규칙들이다.

 

이런 규칙들을 안다는 것은 곧 사회를 아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예전에 <사고의 대상<rescogitaqns>이라고 불렀던 기호학적 결정,

다시 말해 우리 자신을 사고로 구성하는 그런 결정을 안다는 사실도 의미한다.

 
출처,네블,인드라의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