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詩모음

고등어 / 김수우

휘수 Hwisu 2008. 2. 22. 10:48

1959년 부산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과 졸업

1995년<시와시학>신인상 수상

시집, 길의 길,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붉은 사하라

하늘이 보이는 쪽창, 지붕 밑 푸른 바다
아름다운 자연 가족, 씨앗을 지키는 새

 

고등어 / 김수우

 

 온몸이 컴컴한 골목들로 빽빽합니다 지치지 않는 길과 창문과 얼굴이 서로 마주해 자작나무처럼 자란 저 ,무늬들

 

 샛길 하늘을 얽어놓은 전깃줄도 보입니다 알전구가 흔들리면 선반에 일년내 피어있던 프라스틱 패랭이꽃도 슬쩍 흔들립니다

 

 팽팽하던 길, 구불구불 몸속으로 기어들 때 비로소 한 마리 고등어로 돌아올 수 있음을 알았으니

 

 애초 등푸른 생선으로 팔린 내가 다시 푸른 등짝으로 도착합니다 두고온 길들, 내버린 길들, 목숨에 가둔 벼랑이 뒤척이는데, 이천 원에 팔리는 한 마리 슬픔, 눈이 붉어옵니다 왁자한 파도들 익숙하고 낯설어

 

 낮게낮게 시장통 좌판에 물끄르미 누울 수 있을 때까지 내가 걸어갈 할 바다, 매일 토막을 냅니다

 

계간 시에  2007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