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詩모음

경기문화재단 <2007년 사이버문학상 최우수상> / 황종배

휘수 Hwisu 2007. 11. 9. 10:41

경기문화재단 <2007년 사이버문학상 최우수상>

소금 / 황종배

 

하늘이 수면에 내려앉는다 
뻘밭 뒹굴던 바람이 햇볕을 그러모으면 
소금밭에 물방울 싹이 돋는다
도시가 밀물로 들어오는 마을에

고무래를 미는 여자의
짜디짠 눈물이 소금밭에서 익어간다
소금창고 앞
늙은 아버지의 녹슨 수레바퀴는
길 잃어 헛돌고 

하늘에 지렛대 꽂아 무자위에 오른 여자의 
갈라진 발바닥이 바다를 퍼올린다 
하루의 생계를 밟고 출렁이는 바다를 이고 
썩지 않기 위해 
허공에서 흔들리며 돌아간다 
어지럼증 속으로 짠 향기 스미면
바람이 먼저 잠들고 
달빛이 무자위에 부서진다
절인 삶이 마르면 
소금으로 오는 것일까
사리(舍利), 바닷물에 곰삭아 피었구나

 

출처, 내영혼의깊은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