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연꽃 / 류인서

1960년 대구 

2001년 계간 <시와시학>에 <꽃 진 자리>등 여섯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수학

시집, 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 2005년 창작과비평사 )

 

가시연꽃 / 류인서

당신이 보여준 여름 늪지 가시연꽃은 새를 닮았다
봐라, 물의 꽃대 위에 꽁꽁 묶여있는 저것
가시 숭숭한 큰칼을 목에 쓴 사나운 새 한 마리 물 한가운데 갇혀있다
새는 부어오른 목을 바짝 하늘로 치켜든 채 고통스런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내가 아직, 찢어져 꽃핀 저 소리의 갈래길을 헤아리고 있는 동안
검은 울대 위에 얹힌 새의 머리는 피묻은 가시관을 닮아간다

 

현대시학 (2007년 1월호)   

 

출처, 내영혼의깊은곳